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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트래킹) 5.습했던 성인봉 등산, KBS 중계소 코스

트레킹

by 서랍장가득 2019. 9. 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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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성인봉 등산 해발 984m를 오르다. KBS 중계소 코스-​ ​

울릉도에 왔으니 성인봉을 반드시 오르고 싶었다. 제주도에 갔을 땐 백록담을 꼭 올라야한다는 의무감은 없었는데 울릉도에선 다시오기 힘들겠다는 기회비용 때문인지... 성인봉을 올라야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버스정류장은 엎어지면 코닿는 곳이고 종점이여서 버스를 쉽게 탈 수 있었다. 

성인봉 등산 코스는 3가지 정도이다.
-대원사 코스 (4시간 40분 소요) 대원사 -> 팔각정 -> 성인봉 -> 신령수 -> 나리분지 
-KBS 중계소 코스 ( 4시간 20분 소요) KBS울릉중계소 -> 팔각정 -> 성인봉  -> 신령수 -> 나리분지 
-안평전 코스 (4시간 소요) 사동(안평전) -> 성인봉 -> 신수령 -> 나리분지 




버스 타고 나리분지에서 출발
지도를 보듯이 코스에는 큰 차이가 없다. 고민해야할 것은 출발장소이다. 나리분지에서 시작해서 도동로 내려갈 것인가? 도동에서 시작해서 나리분지로 내려갈 것인가? 나리분지에서 시작하면 분지다 보니 경사가 가팔라 나무 된 오르막 계단을 2,000천개는 올라야한다. 대신 도동에서 올라 나리분지로 하산하면 내려가는 길에 나무계단을 만난다.

버스가 출발하자 기사님이 마이크를 잡았다. 뭐지?​창문밖으로 보이는 이곳 저곳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는데 보통말 솜씨가 아니었다. 개그맨하셔도 될 듯.​





나리분지란 이런 곳
나라분지에 도착했다. 정류장 주변에 몇 몇 식당만 보인다. 햇볕이 내리 쬐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그늘도 안보이고 눈앞에 막히는 것도 없다. 분지란 이런 곳이다.

사전을 보니 나리분지는 성인봉 북쪽의 칼데라화구가 함몰되어 생성되었고 면적은 2.0㎢ 동서길이는 1.5km, 남북길이는 2km라고 한다. 이정도면 백두산 천지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백록담보다는 크지 않는가? (백두산 천지_ 면적 9.17㎢, 둘레 14.4km, 최대너비 3.6km) (한라산 백록담_남북길이 약 400m, 동서길이 600m, 둘레 1720m)
나리분지에서 천부까지 3.8km, 성인봉까지 3.26km 숫자만 보면 체감상 가까운 거리인 것 같다. 숫자는 숫자일 뿐 오해하지는 말자. 



 

숲으로 몇 걸음 걸어갔을까? 군부대 초소와 함께 철망이 보였다. 나리분지에도 군부대가 있다니;;; 울릉도에는 여러종류의 섬식물이 많다. 위에 사진은 울릉도에서 자라는 특산종인 <섬바디>인데 높이는 2m로 마디가 4~5개가 달렸으며 꽃은 7월에 백색으로 피고, 8~9월에는 분과로 열매가 익는다고 한다.



  

앞으로 성인봉 3km ! 숲길을 1km 못되게 걸으니, 투막집이 보인다. 투막집? 그냥 겉보기엔 초가집 같은데..통나무와 나무껍질로 짓는 전통민가로 울릉도에서는 투막집이라고 불린다. 투막집은 현대사회로 들어서면 개조나 개량으로 인하여 전통 투막집은 이곳에 4곳 밖에 없고 4곳 모두가 지정문화재라고 한다.

성인봉을 오르다보니 <신령수> 약수터가 나온다. 삼다수 못지 않는다. 족탕까지 있으니 잠시 쉬어가기 참 좋은 곳이다. 약수터 앞에 많은 벤치 중 한 곳을 침대삼아 누워 잠시나마 쉬어본다.



본격적으로 울동도 선인봉 등산 시작!
나무계단이 나타면서 끝없는 오르막이었다.풍문으로는 2,000개의 나무계단이라는 하는데 나무계단만 집중적으로 오르고 오르다 보니 지루하고, 등산이 아니라 건물 꼭대기를 오르는 기분이었다. 다행히 나무계단 사이에 난간이 있어 의자에 앉아 쉴 수가 있었다. 도저히 쉬지 않고 한번에 올라가기가 쉽지가 않았다. 정상을 800 미터 앞두고, 나무계단이 끝난 것 같다. 난간에 쉬면서 아래의 나리분지를 쳐다보니 언제 이렇게 높이 올라왔을까? 실감이 안났고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라는 기분 탓에 화이팅하는 마음이 극에 달했다. 온 몸이 땀에 쩔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안개속을 헤쳐나가는 기분이었다. 
안개 속을 걷는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안개가 짙어 가시거리가 10m도 안되었다. 주변에 인기척 없고, 내 발걸음 소리만 들리니 잠시 동안 몽환느낌을 받았다. 마치 성인봉을 혼자 등산하는 것 같았다. 곧 정상인가 보다 하산하는 등산객이 정상이라며 인사를 했다. 나리분지에서 성인봉을 오르면서 안개에 대해 전혀 생각을 못했는데! 정상에 다달았을 때까지 안개가 사라지지 않았다.




울릉도 성인봉 정상 성인봉(聖人峯) 984m
정상에 도착했다. 비록 안개 때문에 울릉도 전경을 볼 수 없었지만 정상에 도착했다는 희열만은 최고였다.
정상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어 성인봉 인증샷을 찍으려면 줄을 서야했다. 그 중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애도 있었는데 편한 반팔에 반바지, 기본 샌달을 싣고 올라왔나 보다 그 아이 참 대단했다

정상에서 하산코스를 어떻게 정할지 고민하다 KBS중계소로 정했다. KBS중계로 내려가 도동도 구경하고 점심까지 먹을 생각이었다. 정상에서 KBS코스로 하산하는 코스에는 나무계단이 하나도 없었다. 이제, 나무계단만 봐도 치가 떨린다. 완만한 내리막에 정자, 구름다리까지 있었다. 정자에서 쉬면서 현지인 등산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울릉도 자랑을 수돗물 꼭지가 열린거 마냥 콸콸 쏟으셨다. 덕분에 재밌게 들었다.​




밑으로 걸어 구름다리에 도착했다. 구름다리 위에서 내려오는 분께 사진촬영을 부탁하다 KBS중계소까지 동행하게 되었다. 그 분들은 이미 콜택시를 예상 도착시간에 맞춰 KBS 중계소에 불러 놓은 상태였다. 난 숟가락만 올린채 도동항까지 택시를 빌려 타게 되었다. 그 분들이 너무 고마웠다.

이때쯤으로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졌다. 보통 KBS로 하산하는 경우, 미리 콜택시를 불러 도동까지 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도동에 도착해서 식당부터 찾았다. 아침만 먹고 등산하면서 아무것도 안먹어 속이 너무 공허했다. 처음엔 약소한우 구이를 먹을려고 했는데 가격도 만만치 않고, 이런, 3인분 부터 주문이 된다고 했다. 안타깝지만, 약소한우가 들어간 된장찌개를 시켰다. 점심을 먹고 천부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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